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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에서 찾아 본 현재의 투자기회(제로인 투자칼럼, 12.8.2, 이준일)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는 도전와 응전의 역사"라는 말했습니다.
지금의 위기도 과거 그래왔던 것처럼 도전과 응전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그레이엄의 유명한 말인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라는 말이 다시 증명될까요?)

적립식 투자(곧 물타기)를 권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나름 읽어볼 만한 글이라 생각되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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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역사가였던 E.H.Carr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상호작용의 계속적인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즉 역사가의 주관과 사실 그 자체로써의 역사가 따로 존재하며 역사가의 해석에 의해 역사가 쓰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끊임없이 과거의 패턴은 현재에 되풀이 되며 역사가에 의해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주식시장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문학의 이 칼날같은 명언은 사회경제학의 범주인 주식시장에도 적용이 가능할 지 모른다. “주가는 애널리스트와 주식투자자 사이의 상호작용의 계속적인 과정이며 현재의 시장상황과 과거의 시장상황과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말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잠시 과거와의 대화를 시도해 보기로 하자.

 

세계 주식시장 특히 미국시장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는 1920년대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발생한 버블이 꺼지면서 생긴 1930년대 초의 대폭락일 것이다. 이때 미국의 주식시장은 약 10분의 1로 꺼지면서 파국으로 치달았고 50년대 중반까지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세계대전을 치른 후에야 힘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은 베트남전에 따른 국가채무와 1,2차 오일 쇼크, 저축대부조합 파산사태, 아시아 금융위기, IT버블, 911테러 등을 겪었으나 모두 지금과 유사한 정책인 달러유동성 공급을 통해 위기를 잘 넘겨왔다.

그러나 유사하지만 이러한 앞선 여러 위기와 2008년의 금융위기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먼저 이전의 경제와 현재의 경제는 이머징시장의 급성장과 자본주의 시장으로의 진입을 통한 다른 차원의 경제규모가 되었다. 지금의 위기가 더욱 크고 광범위하게 퍼져 나가고 있는 상황은 이 때문이다. 또 이전의 금융위기는 변두리지역이나 작은 부분에서 생긴 문제이지만 지금의 위기는 세계경제의 중심에서 일어났으며, 또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세력들의 몰락에 의해 진행된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사실상의 은행국유화는 명백히 자본주의의 확대나 경제자유와는 배치되는 정책임이 분명하다. 이를 통해서도 우리는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든다면 이전에는 없었던 진보된 금융공학적인 기법을 통한 파생상품을 통해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IB들은 자기자본대비 20배이상의 큰 레버리지 자산을 운용하며 유동성을 무제한도로 키워 왔다. 미국정부의 허가아래 거의 감독을 받지 않고 고위험의 금융파생상품을 양산해 낸 결과, 그 파장의 끝을 알 수 없고, 그 규모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일이 커진 선진금융자본의 위기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30년대 대공황도 그랬듯이 이번 위기에도 주가는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격언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였다. L자형 또는 U자형 반등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견해가 무색하게 시장은 V자형 반등을 실현하였고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신흥국은 전고점을 회복하거나 V자 반등에 성공하였고 시간은 좀 더 걸렸으나 영국, 독일 등도 전고점에 근접할 정도의 반등을 보였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유럽위기는 어떻게 지나갈 것인가? 미국에서 시작된 서로 물리고 엇갈린 선진제국의 돈 맥은 역사이래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이하였고 지금까지 QE1, QE2 라는 카드로 잘 극복해 오고 있다.

어쨌던 2008년 미국을 지나 2009년 영국의 위기도 지나갔고, 이제 기타유럽의 위기도 끝자락에 도달해 있다는 느낌이다. 1998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한국도 당시 금융위기를 지나 V자 반등에 성공했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작금의 이 위기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한 원인과 해법에 대한 것을 떠나 투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어쩌면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나올 수도 있다. 지금이 오히려 투자하기 좋은 시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해뜨기 직전의 어둠처럼 비관론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란 지금과 같은 때가 아닐까?

유럽과 미국이 한번 더 유동성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것은 사실 좀 시간이 지난 이야기이다. QE3가 시행된다면 그 카드가 이미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데서 투자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이 이야기는 바로 QE3가 시행이 되던 안되던 우리가 투자의 방법을 결정할 수 있고 합리적인 근거에 의한 수익률 창출 방법을 생각할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적립식 투자이고 시간과 목표수익률에 대한 결정이다. 이 간단한 방법으로 우리는 시장이자율을 초과하는 적정한 수익창출이 가능했었고 지금부터도 여전히 가능할 것이다.

투자에 대한 질문 중 많은 것이 그건 과거의 얘기구요. 앞으로는 모르잖아요?”이다. 물론 예언자들도 앞으로의 일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어쩌면 알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적절한 투자방법과 경제의 역사가 알려 주는 지나 간 시간의 여러 가지 과학적인 패턴들과 투자와 관련된 통계적 혹은 심리적 검토 사안에 대해서는 알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각자가 최선의 투자전략을 찾는 가장 큰 틀의 방법일 것이다.

 

역사학자이며 문명비평가였던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 라고 하였다.문제는 우리에게 도전할 과제를 안겨 주고 응전하며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투자자중엔 문제가 없어 보이는 평생 베어마켓을 원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류의 성격상 그것은 매우 불가능해 보인다. 뿔이 뿌러지는지도 모르도록 가는 불스마켓이 어쩌면 더 인간적인 모습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할 일은 그 뿔을 가진 황소의 눈동자를 잘 살펴서 황소가 미친 듯이 날뛰기 전에 천천히 경기장을 빠져 나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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